영국의 작곡가 구스타브 홀스트는 작품의 소재를 태양계를 둘러싼 행성들로부터 발견했다. 그렇게 탄생된 곡이 바로 관현악 모음곡 ‘행성, op.32’다. 1913년 홀스트는 우연히 ‘천궁도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게 된다. 그는 인간의 영혼에 미치는 행성의 영향에 관한 책 내용에 매료됐고, 작곡을 하기로 결심한다.
작곡은 그 이듬해인 1914년 시작돼 1917년까지 약 3년간 이어졌으며 50분 길이의 관현악 모음곡으로 탄생됐다. 그는 작품에 지구를 제외한 태양계의 7개 행성인 화성, 금성, 수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을 담아냈다. 이 배열은 천문학이 아닌 점성술에 의한 것이다.
명왕성이 작품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는 작곡가의 작곡 시점이 명왕성을 발견한 1930년보다 훨씬 전이었기 때문이다. 작품의 초연은 1918년 9월 런던의 퀸스 홀에서 아드리안 볼트 경의 지휘 아래 이뤄졌다. 이날의 연주는 홀스트의 친구인 포어가 열어준 것으로 후원자들과 특별히 초대된 사람들, 약 250명을 위한 비공개 연주였다.
그러니 엄밀히 말해 진정한 의미의 초연은 1920년 11월, 역시 런던의 퀸스 홀에서 앨버트 코트의 지휘 아래 런던 심포니에 의한 연주로 봐야 할 것이다. 작품은 4관 편성에 하프 2대, 첼레스타, 실로폰, 글로켄슈필, 오르간과 합창단까지 동원되는 대규모로, 우주의 광활함과 장엄함을 연상케 한다.
우주를 소재로 하는 관현악의 시조 격인 작품으로, 우주가 소재인 각종 영화 음악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 유명한 영화 ‘스타워즈’의 ‘메인 테마’와 ‘임페리얼 마치’에서는 홀스트 ‘행성’의 모티브를 차용하고 있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오늘의 곡 홀스트 ‘행성 op.32’
제1곡. 화성, 전쟁의 전령 - 도입부부터 강렬한 인상의 리듬과 색채가 등장하고 마치 전쟁을 연상시키는 비장하고 긴박한 선율이 이어진다.
제2곡. 금성, 평화의 전령- 1곡과 대조를 이루는 서정적이고 감미로운 평화적인 선율이 흐른다. 느린 템포의 곡으로 온화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곡이다.
제3곡. 수성, 날개 단 전령 - 경쾌하고 명랑한 곡으로 유머러스한 스케르초 풍의 곡이다.
제4곡. 목성, 쾌락의 전령 - 첫 곡 ‘화성’과 함께 가장 사랑받고 있는 곡으로 시종 쾌활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제5곡. 토성, 노년의 전령 - 부제의 노년을 상징하듯 스러져가는 듯한 우울한 선율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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